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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ROAD TO THE TOP"(이하 RTTT)의 재편집 상영판을 보고 왔습니다. 유튜브에서 무료 공개되어 있는 애니메이션을 굳이 극장가서 돈 주고 볼 가치가 있을까 싶었는데, 이런 지방에서는 상영 횟수도, 관람객도 많지 않아 자리를 채워주는것도 나름 의미가 있지 않나 싶어서 다녀왔습니다.

 

우마무스메는 게임 외에 다양하게 TV애니메이션, "신데렐라 그레이", "스타블로섬" 같이 서로 같은 설정을 공유하지만 연결은 되지 않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유력마들은 3~4년 정도 레이스의 세계에 있다가 은퇴하기 때문에 각자가 주인공은 작품들을 다양하게 만들 수 밖에 없기 때문일텐데요. RTTT는 99년도 클래식 시즌을 배경으로 나리타 탑 로드를 중심으로 해서 클래식 유력주자였던 어드마이어 베가와 갑자기 나타나 큰 충격을 안긴 티엠 오페라 오 셋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시도는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TV 애니메이션 2기에서 토카이 테이오의 전체 커리어를 쭉 이어 나가면서 감동을 많이 줬지만 이런 3년간을 통째로 해나가는 전개 방식은 상당히 이야기 구성이 힘들고, 이후 3기 애니메이션의 혹평으로 나타나고 말았습니다. RTTT는 딱 4화라는 짧은 시간동안 약 반년간의 클래식 레이스 3번에 집중하면서 이야기의 중심을 잘 잡아나갔다고 생각합니다. 영상면에서도 정통파 미소녀 애니메이션 작화에 스포츠를 끼얹은 느낌의 TV애니메이션과는 달리, RTTT는 실험적인 측면을 많이 도입해서 약간 호불호가 갈리긴 했지만 대부분 박진감이 넘친다는 호평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유튜브에서 볼때와는 달리 극장으로 옮기면서 그런 특성상 작화가 균일하지 않았기 때문에 극장에서 걱정을 좀 했었는데, 레이스 부분을 워낙 속도감 있게 뽑아내었고 극장 사운드 특성상 객석이 같이 쿵쿵 울리면서 마치 실제 경마장에서 달리는 말들을 보는거 같은 고양감까지 들었습니다. 물론 일본에 평론가가 재편집판인거 모르고 봤다가 균일하지 않은 작화에 적잖이 당황했다는 평을 했는데 그 부분은 어쩔수가 없었겠죠.

 

어쨌든 워낙 괜찮은 구성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극장에서 다시 봐도 괜찮았고, 나름 큰 스크린과 음향으로 주는 고양감도 잘 살려서 다음주 개봉하는 "새로운 시대의 문"도 크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마무스메 애니메이션 이야기가 나온김에 짧게 3기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RTTT는 티엠 오페라 오를 통해서 패왕에게는 패왕이 가는길이 있다는걸 잘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 3기의 키타산 블랙은 그런 길을 가지 못하고, 엉뚱하게 토카이 테이오의 길ㅡ정작 제작진은 2기와 같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ㅡ을 가다가 애니메이션이 통째로 침몰했습니다. 3기도 잘 될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었는데 그렇게 되어버려서 다시 꼽씹어봐도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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